내 주변 선생님들이나 과학교사 모임 채팅방에서도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이 정확히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물론 이 질문에 답변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셨지만, 답변의 주 내용은 '원소는 기본 성분, 원자는 기본 입자'라는 것이다.(주로 과일을 예로들어 설명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의 답변은 교과서, 특히 중학교 교과서에 근거한 것인데 사실 질문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도 않을 뿐더러, 정확한 개념도 아니다.
나는 화학교육 전공이므로 '원소와 원자'에 대한 공부는 대학교때부터 계속 했다고 볼 수 있다.(+임용고시)
화학(물리화학, 무기화학, 유기화학, 분석화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원소, 원자의 구조, 성질, 결합 등에 대한 것을 다루는 것이니깐.
근데 막상 '그래서 원소와 원자의 정확한 차이점이 뭔데?'라고 물어보면 확실하게 대답해주지를 못하는 내 자신을 보고 조금 공부해보기로 했다.
1. 개념의 모호성
일단 중학교 교과서에서 주로 나오고, 많이들 생각하는 원소와 원자에 대한 개념은 다음과 같다
원소는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으며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이고, 원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이다.
솔직히 이 문장을 보고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을 구분해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도대체 기본 성분과 기본입자의 차이가 무엇일까?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입자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원자는 원자핵, 전자 등으로 분해가 되는데 원소가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는다니 무슨 소리일까?
또 다른 모호성은 다음에서도 나타난다.
물을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로 된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문장에서 물을 분해하면 H2와 O2가 되는데, 왜 원소 이름인 '수소'와 '산소'라고 부를까? 분자도 원소라고 부를 수 있는걸까?
두 번째 문장에서는 물은 H와 O라는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수소와 산소'가 아니라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원소와 원자는 같은 걸로 봐도 되는걸까?
이 뿐만 아니라 교과서나 자료를 살펴보면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이 애매모호하여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개념의 모호성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원소와 원자의 정확한 개념(화학계에서 규정되고 통용되는)을 알지 못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원소와 원자 개념은 과학사에서 시대에 따라 변해왔는데 과거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2. IUPAC(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의 정의
IUPAC 용어집에서 원소와 원자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요약해보면, 원소란 원자핵 속에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갖는 모든 원자들 or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갖는 원자들로 구성된 순수한 화학 물질(홑원소 물질)이고, 원자는 화학 원소로 규정될 수 있는 가장 작은 중성 입자라고 볼 수 있다.
IUPAC의 정의로 알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1.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갖는 원자들(1H, 2H, 3H) 뿐만 아니라, 홑원소 물질(H2)도 원소라고 부를 수 있다.
2. 원자에서 말하는 '가장 작은 입자'는 무조건 작은 입자가 아니라 '화학 원소로 규정될 수 있는' 가장 작은 입자여야 한다. (즉,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 쿼크 등으로 쪼갤 수 있으므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기본 입자'라는 말은 틀린 것이다.- 이 부분은 뒤에 다시 설명)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홑원소 물질도 원소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홑원소 물질을 원소라고 부르는 것을 어색해 하지만, '물을 분해하면 산소와 수소가 된다.'와 같이 홑원소 물질을 원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소는 '같은 양성자 수를 가지는 원자종'의 의미와 '홑원소 물질'로서의 의미를 모두 갖는다고 보면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박종윤, 2014) 예를 들면 화학적인 반응성이 주기적 성질을 나타내는 것은 홑원소 물질로서의 성질이지만, 원자 크기의 주기성은 원자종으로서의 성질이기 때문이다.
근데 좀 의아한 점은 IUPAC의 원소에 대한 정의에서, 원소는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갖는 모든 '원자들(atoms)'이라 고 설명하는데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이온은 원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인데..많은 책에서는 이온을 원소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온은 '원자'는 아니다.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갖는 모든 입자들'이라고 해야 더 적절할 것 같다.
3. 원소와 원자 개념의 과학사적 변천사
사실 원소와 원자의 개념에 혼란이 오는 큰 이유는, 시대에 따라 원소와 원자의 개념이 변화하며 현대적 의미까지 오게 되었지만 중고등교과서, 심지어 대학 교재에도 과거의 개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원소와 원자 개념 변화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백성혜 외, 2001)
시기 | 주요 학자 | 정의 | |
원소 | 고대 그리스 | 아리스토텔레스 | 구체적인 물질 개념이 아니라 추상적인 성질이나 성분의 개념 |
18세기 | 보일, 라부아지에 | 어떤 방법으로도 분해할 수 없는 기본 물질 | |
19세기 | 돌턴 | 동일한 원자로 구성된 물질 | |
현대 | 소디 | 동일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 입자나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 |
시기 | 주요 학자 | 정의 | |
원자 | 고대 그리스 | 데모크리토스 레오키포스 |
쪼갤 수 없는 물질의 기본(사변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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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 돌턴 | 물질의 기본 단위이며 질량과 부피를 가지는 입자 | |
현대 | 러더퍼드 톰슨 채드윅 |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입자로 이루어진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 |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의 진술은 어떤 시대의 개념에 편중되어 있으며, 과학 교사들은 어떤 시대의 개념을 가지고 있을까? 다음 연구들을 참고해서 알아보자.
4.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의 원소와 원자 개념 진술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원소와 원자 개념에 대한 진술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제4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제7차 교육과정까지의 중학교 과학 및 화학1,2 교과서에 제시된 원소와 원자 개념에 대한 진술에 대한 연구(백성혜 외,2001)를 보면, 원소는 '물질보다는 성분이나 성질의 개념을 강조한' 그리스 시대의 정의가 빠지지 않고 제시되어 있으며 현대적인 관점의 원소 정의는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화학 영역에서는 돌턴의 원자설로 원자를 정의하고 있으며, 오히려 중학교 기술산업 과목 교과서에서 현대적 관점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과학 및 화학1 교과서에 제시된 원소와 원자 개념에 대한 진술에 대한 연구(박종윤, 2014)를 보면, 중학교 과학 교과서 일부에서는 '성분'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여 원소는 성분, 원자는 입자로 나타내어 그 구분이 모호하였다. 또한 고등학교 화1 교과서의 경우 교과서에 따라 원소를 같은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 또는 양성자 수가 같은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로 서술하여 원소의 현대적 개념을 설명하였으나, 모두 홑원소 물질로서의 원소 개념만 설명하고 원자종으로서의 원소 개념은 나타나지 않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과서 진술은 어떨까?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된 논문은 검색이 되지 않아(내가 못찾는 건가) 출판사 3개의 교과서만 직접 살펴보면서 진술을 정리해보았다. (원자와 원소의 진술과 관련된 부분만 봐서 자세히는 분석하지 못했다.)
중학교 2학년 | 원소 | 원자 |
천재교육 |
물을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로 나뉜다. 그러나 수소와 산소는 더 분해되지 않는다.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으며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을 원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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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물질들도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렇게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원자라고 한다.
돌턴(Dalton, J., 1766~1844)은 1803년에 *원자설을 제안하며 원자가 더는 쪼개지지 않는 가장 작은 입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원자를 구성하는 더 작은 입자들이 있음이 밝혀졌다.
원자의 종류에 따라 원자를 구성하는 원자핵의 (+)전하량이 다르고 전자의개수도 다르다. 하지만 한 원자를 구성하는 원자핵의 (+)전하량과 전자들의(-)전하량이 같아서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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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과학이 발전하면서 물은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지만, 물이 분해되어 나온 수소와 산소는 더 이상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같이 더 이상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으면서 물질을 이루는기본 성분을 원소라고 한다. |
우리 주변의 물질은 모두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를 원자라고 한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다. 원자의 중심에는 원자핵이 있고, 전자는 원자핵 주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자는 종류에 따라 전자의 개수가 다르다.
원소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성분이고,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이다. 예를 들어 금괴는 금 원소 한 가지로만 이루어진 물질이며, 무수히 많은 금 원
자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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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 수소와 산소처럼 더 이상 분해되지 않으면 서 물질을 이루는 기본 성분을 원소라고 한다. |
물질을 계속 쪼개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에 도달한다는 데모크리토스의 생 각은 1803 년 돌턴에 의해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입자, 즉 원자로 이 루어져 있다.’는 원자설로 발전하였다. 그 후 여러 과학자의 연구로 원자의 존재가 확인되었고, 원자 속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자는 (+)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전하를 띠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 핵은 원자의 중심에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 전체 질량의 대부분 을 차지한다. 전자는 원자핵 주위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원자는 종류에 따라 원자핵의 (+)전하량이 다르며, 한 원자에서 원자핵의 (+) 전하량과 전자의 (-)전하량이 같으므로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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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 원소 | 원자 |
천재교육 | (전에 배웠어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성분으로 더는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는 물질이다. 원소는 원소 기호로 나타낸다. |
(전에 배웠어요)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중성 입
자로, (+) 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전하를 띠는 전자로 이루어진다. 원소는 원자로 구성된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성 원자에서 양성자 수와 전자 수는 같다. 또한, 원자가 가지는 양성자 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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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는 수소와 헬륨이다. 지구의 대기에는 주로 질소와 산소가 포함되어 있고, 지각에는 산소와 규소가, 바다에는 산소와 수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누어지며,쿼크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쿼크라고 하는 가장 작은 입자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한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와 전자의 수가 같으므로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또 양성자의 수는 원자마다 다르며, 양성자의 수에 따라 원자 번호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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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물질은 한 가지 원소로 이루어 져 있거나, 몇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주기율표의 18족에 속하는 원소들은 가장 바깥쪽의 전자 껍질에 2 개 또는 8 개의 전자가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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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 자로,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
화학1 | 원소 | 원자 | |
천재교육 | (생각 넓히기) 다음은 원소X와 원소Y의 화학 반응을 모형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모형을 화학 반응식으로 나타내보자.(원소를 원자종으로 설명) | 화학의 첫 걸음 | |
같은 원소의 원자는 양성자수가 항상 같지만 중성자수는 다를 수 있다. 양성자수는같으나 중성자수가 달라서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동위 원소라고 한다. |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와 전자의 수는 같으므로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 원자의 세계 | |
비상 | 화학의 첫 걸음 | ||
원자의 종류는 원자핵 속의 양성자수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양성자수를 원자 번호로 정하여 사용한다.
같은 원소라도 양성자수는 같지만 중성자수는 다른 원소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원소를 동위 원소라고 한다. 동위 원소는 양성자수가 같으므로 화학적 성질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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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년 영국의 과학자 돌턴(Dalton, J., 1766-1844)은 물질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원자설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과학자들의 다양한 실험으로 원자는 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수와 전자 수가 같으므로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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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의 세계 | |
미래엔 |
탄소는 탄소 원자뿐만 아니라 수소, 산소, 질소 등을 비롯하여 다른 여러 원소들의 원자들과 결합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염화 나트륨(NaCl)이나 산화 마그네슘(MgO)처럼 분자로 존재하지 않는 물질은그 물질에 들어 있는 구성 입자의 비를 나타낸 화학식으로 나타내는데, 이때 화학식을이루고 있는 각 원소의 원자량 합을 화학식량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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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첫 걸음 | |
원자의 양성자수는 같으나 중성자수가 다른 원소를 동위 원소라고 한다.
원자 내 전자 배치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하므로, 전자 배치의 주기적 변화는 원소의 성질 역시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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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므로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 수는 양성자수와 같다. 따라서 원소의 성질은 양성자수로 결정된다. | 원자의 세계 |
위의 자료를 근거할 때 2015 개정 교육과정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원소와 원자의 개념에 대한 진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학년에 따라 다른 시대적 개념이 진술되며, 현대적 관점의 명확한 개념 진술이 나타나있지 않다.
중학교 2학년 과학의 경우 원소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이라는 그리스 시대의 개념과 '다른 물질로 분해되지 않는' 라부아지에 관점에서의 개념이 진술되었다. 원자의 경우 '돌턴의 원자설'과 관련하여 개념이 진술되며, 전기적으로 중성이라는 현대적 관점의 일부를 나타낸다. 이는 중학교 과학에서 양성자, 중성자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배우지 않으므로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고등학교 통합과학의 경우 원소는 현대적 관점에서 '동일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 입자(원자종)' 와 '그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홑원소 물질)'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진술되고 있기는 하지만,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 천재교육 출판사의 경우 '원자가 가지는 양성자 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라고 진술하여 '동일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 입자'라는 관점을 나타내었지만 '홑원소 물질'과 관련된 명확한 진술은 보기 어렵다.
- 비상 출판사의 '지구의 대기에는 주로 질소와 산소가 포함 되어 있고' 부분에서 질소와 산소는 '입자'의 개념보다는 '홑원소 물질'의 관점에서 원소를 진술했다고 볼 수 있으며, 미래엔 출판사의 '주기율표의 18족에 속하는 원소들은 가장 바깥 쪽의 전자 껍질에 2개 또는 8개의 전자가 채워져있다.' 부분에서 원소는 '홑원소 물질'의 개념보다는 '입자'의 관점에서 원소를 진술 했다고 볼 수 있다.
- 하지만 원자 개념의 경우 모든 교과서에서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입자로 이루어진 전기적으로 중선인 입자'라는 현대적 관점으로 진술되어있다.
2) 원소와 원자의 용어 사용이 옳지 않은 경우가 있다.
화학1의 동위원소와 관련된 진술에서 주로 어색한 부분이 발견된다. 비상 출판사의 경우 '같은 원소라도 양성자수는 같지만 중성자수는 다른 원소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원소를 동위 원소라고 한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여기서 밑줄 친 원소는 '원자'로 나타내야 더 명확하다.
양성자 수가 같은 원자들인 동위원소의 원자들은 같은 원소이지만 질량수가 다르므로 같은 원자는 아니다. 동위원소의 정의에서 질량수가 다른 원자를 원소로 잘못 표기하는 것은 '동위원소'라는 용어 때문으로 생각된다. '동위 원소'이기 때문에 '원자'가 아닌 '원소'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수소, 중수소, 삼중수소는 다른 원자이지만 같은 원소이다.(박종윤, 2014)
이처럼 교과서에 나타난 진술을 보았을 때, 원소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나타나있지 않으며, 학년별, 교과서별 진술이 다르게 나타나 개념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5. 과학 교사들의 원소와 원자에 대한 개념
과학 교사들은 원소와 원자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여기에 관련된 재밌는 논문이 하나 있다.(중등 과학 교사들의 기본 입자에 대한 사고 조사, 남초이 외, 2009)
현직 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개념 조사를 하였는데 원소의 경우 고대 그리스 시대 관점의 원소 개념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으며(55%), 현대적 관점의 원소 개념을 가진 교사는 거의 없었다.(7%) 반면에 원자는 대부분의 과학 교사가 현대적 관점의 원자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65%)
정리해보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물질의 성질이나 성분'으로 원소를 인식하고,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입자로 이루어진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로 원자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문제점을 나타낼까?
- 원소를 물질로 생각하지 못하고 사변적 사고를 하여 원소와 원자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 추가적으로 '어떤 방법으로도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이라는 보일/라부아지에 시대의 관점의 원소 개념을 갖고, 현대적 관점의 원자개념을 갖는다면 원소가 원자보다 더 기본이 되는 입자로 이해되고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다고 이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수소 동위원소들이 같은 원소인가?'라는 질문에 81%의 과학 교사들이 같은 원소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수소 동위원소들이 같은 원소라고 대답하기 위해서는 '원소는 동일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 입자'라는 현대적 관점의 개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학 교사 대부분이 고대 그리스 관점의 원소 개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원소라고 대답한 것이다.
이는 2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동위원소들이 같은 원소라는 것이 암기된 결과일 수도 있고, 두 번째는 교사들이 둘 이상의 원소 개념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로 동화, 조절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른 개념을 적용하여 응답한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이러한 개념 형성이 된 원인은 무엇일까? 연구 결과 교사들의 기본 입자 개념 형성 요인 중 '현재 사용하는 중고등학교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 참고서'가 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교사들의 입자 개념에 대한 관점과 교과서에 제시된 입자 개념에 대한 관점이 유사하다는 점도 나타났다.
결국 교과서에서 나타난 원소와 원자 개념의 불명확성과 모호함이, 과학 교사의 개념형성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6. 결론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에 대한 글을 쓰려다가 갑자기 옆으로 샌 것 같은 느낌...ㅎㅎ
지금까지 쓴 내용을 종합해보면 원자에 대한 개념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원소에 대한 개념이 모호한 게 많다.
교과서에서 원소는 '동일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 입자나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이라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원자종과 홑원소 물질의 관점에서 설명을 덧붙힌다면 이해가 더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가지 정의를 굳이 구분하고자 한다면 원자종은 원소, 그 원자종으로 이루어진 물질은 홑원소 물질로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박종윤, 2014)
과학 교사가 기본 개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면, 학생들에게도 오개념 형성 및 잘못된 지식 전달이 될 수 있으므로 기본 개념에 대한 탐구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일반화학 등의 대학 교재들은 증등 과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기본 개념 형성에 교과서가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59%)을 보면서(나 역시 마찬가지) 다양한 교재를 활용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참고 문헌
원소와 원자의 구분 관점에서 본 중등학교 교과서의 원소 서술 분석(박종윤, 2014)
중등 과학 교사들의 기본 입자에 대한 사고 조사(남초이, 박규석, 백성혜, 2009)
원소와 원자 개념에 대한 과학 교과서 진술의 문제점 분석. 과학 개념의 역사적 변천을 중심으로(백성혜 외,2001)
청소년이 묻고 화학자가 답한다. 진짜 궁금했던 원소 질문 30(장홍제, 차상원, 과학동아)